대자연, 말이 필요없는. 루앙 프라방 / 2016

그야말로 말이 필요없는 그림이다, 대자연은.

루앙프라방 한 가운데에 있는 푸시산에서 도시 전체를 조망하고, 일몰의 순간 지켜보는 게 아름답다고 해서 땀을 뻘뻘, 아니 땀이 뚝뚝 떨어지는 줄도 모르고 열심히 올라갔다. 그리 높지도 않은 산인데 계단이 많아서 좀 힘들었다. 그래도 올라가니 도시 전체가 멀리까지 내려다보이고, 메콩강과 남칸강이 흐르는 모습도 바라다보여서 멋있었다. 
그러다 드디어 일몰의 순간. 오오, 참으로 그런 순간에 자연 그 자체보다 더 멋있는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





꽝시폭포는 루앙프라방 여행책자에 제1번으로 나오는 곳이다. 
루앙프라방 트래블센터에 가니 코끼리라이딩부터 정글탐험까지 여러 상품들이 있었는데 나는 가장 유명하고도 심플한 꽝시폭포 투어를 골랐다. 열 명 정도 되는 사람들과 미니밴을 타고 한 시간쯤 갔는데 가는 길이 울퉁불퉁 꼬부랑꼬부랑 해서 속이 울렁거리며 힘들었다.
그러다가 도착한 꽝시폭포.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엄청나게 높이 솟구친 울창한 나무들이 장관이더니, 이만큼 들어가서 만나는 폭포 모습에 '멋지구나' 하다가, 조금 더 들어가서 만나는 폭포 모습에 '이야, 진짜 멋지구나' 하다가, 조금 더 들어가서 만나는 폭포 모습에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
나이도 많고 뚱뚱한 서양할머니들도 비키니를 입고 들어가 즐기는데 나는 겨우 신발만 벗고 들어가봤지만 정말 행복했고, 혼자 여행할 때면 제일 마음에 드는 곳에서 '내 발 셀카'를 찍는 전통이(?) 있는데 이번엔 꽝시폭포의 나무다리 위에서 찍어주었다. ^^
세상이 참 아름답다는 느낌. 이런 곳에 와보게 되어 감사하다는 마음. 꽝시폭포에 오는 것으로 모든 것을 다 이루었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조금 다른 얘기인데.
꽝시폭포 투어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운전해주시는 분이 갑자기 뒤를 돌아보며 모두에게 물었다. 이 근처에 몽족 전통마을이 있는데 잠시 구경해보겠어? 20분 정도면 될 거야. 내가 몽족 출신이거든.
모두들 좋다 하며 차에서 내려 몽족 마을로 들어갔는데, 오오, 그 몽족 마을이라는 게 내가 보기에는 무슨 난민촌 같기도 하고 볏짚과 나무작대기 같은 것들을 엮어서 만들어둔 움막 같기도 하고, 차마 멀쩡히 바라보기가 미안한 풍경이었다. 게다가 모두 합해서 스무 집도 안 될 것 같은 집집마다 문(이라고 할 만한 것도 없었지만 그게 있을 만한 자리) 앞에 조잡한 수공예품들을 늘어놓고, 그것도 대여섯살 쯤 돼보이는 아이들이 그걸 팔고 있었다. 실을 꼬아 만든 가느다란 팔찌를 들고 '투, 원 달라' 라고 반복해서 말하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그 아이들을 똑바로 마주보기가 두려웠다. 
마침내 나는 눈이 마주친 어떤 조그만 소녀가 들고 있던 팔찌 두 개를 받았고 원 달라를 주었다. 사실 팔찌 따위 필요없고 그냥 원 달라를 주고 싶었지만 그들은 거지가 아니니까. 
나는 차마 그곳에서 사진을 찍을 엄두도 나지 않았고 찍고 싶은 마음도 없었지만 서양인들은 그것도 라오스의 신비로움 중 하나인지, 아니면 놀라운 볼거리인지 열심히 사진을 찍어댔다. 
그곳에 살고 있던 사람들은 꽝시 폭포에 가봤을까. 내가 더럽다고 인상 찌푸린 루앙프라방 거리의 쌀국수를 사먹어본 적 있을까. 
세상은 참 아름다운데, 또한편 세상은 너무도 불공평하고, 그러나 극도로 가난한 그들에게도 행복이 있겠지만, 나는 이 모든 것을 아직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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