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짜이 루앙프라방 루앙 프라방 / 2016

요가를 좋아해서 오래 해왔는데, 이번에 루앙프라방 여행을 하면서 요가 관련하여 놀라운 경험을 했다.
루앙프라방에서 선라이즈, 선셋 요가를 하는 클래스가 있다는 걸 알게 되어 한번쯤 해보려고 생각을 하고 요가복까지 챙겨갔지만, 탁발 보러 가느라, 전날 산에 올라가고 폭포 갔다오고 하느라 힘들어서 아침 요가는 번번이 가지 못하고, 그렇다고 저녁 요가를 가려니 그때도 야시장 가보느라, 하루종일 돌아다녔더니 피곤해서 호텔에 들어와 씻고 쉬느라 가지 못했다. 
마지막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양치만 하고 요가복에 가디건만 걸치고 달려나갔는데,
어디인가 하면 남칸강 강변에 있는 히피풍의 카페 '유토피아'이다.

여행을 하다 보면 세상이 아름답다는 생각 종종 하는데, 거기에서 더 나아가 '나도 아름답다'는 생각마저 드는 순간이 있다. 
남칸강 바람을 맞으며 요가를 하는 그 순간에 그랬다. 
누워서 하는 동작에서는 눈앞에 하늘이 있고 거기에 새가 날아가는 모습이 보이고, 중간중간 숨을 고르며 쉬는 때에는 바람이 내 몸과 머리칼을 스치는 게 느껴지는. 이런 곳에서 이런 풍경을 보며 이런 바람을 맞으며 요가를 하고 있는 나 자신이 아름답고 그냥 다 좋다는 마음.. 내 평생 동안 '지금 이 순간을 잊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한 순간이 세번쯤 있었는데 이때가 그 중 하나였다. 
마음같아서는 이곳에서 한 달 정도 머무르며, 아침에 눈뜨면 요가하러 오고, 비싸지 않은 국수로 아침을 떼우고 (더러워서 싫대며?! ㅎㅎ), 낮에는 빵이나 과일 먹으며 책 읽다가 졸다가, 저녁에는 다시 요가하러 오고, 밤에는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고,,, 그렇게 심플하게 살아보고 싶었다. 그렇게 살면 더 바랄 것 없이 행복할 것 같았다. 한 달만 그렇게 해볼 수 있다면.

혼자 여행하면서 셀카 찍거나 사진부탁 안 하는데, 요가 끝나고 뭔가 마음이 엄청나게 벅차오르며 살짝 흥분하기까지 해서 요가선생님에게 부탁해서 사진도 찍었다. 사실은 선생님과 같이 찍고 싶었지만 부끄러워서 말을 못하고.. 
나중에 선생님이 찍어주신 내 사진을 보니 머리도 헝클어지고 포즈도 우스웠지만, '나도 아름답다'고 생각했던 것만큼 아름답지는 않았지만 ㅎㅎ 그래도 그냥 좋고 마음에 들었다. 지금 그 순간을 떠올리며 글을 쓰고 있는데도 뭔가 다시 마음이 북받쳐오르는 것 같다.
인도에서 오신 남자 선생님이라 (당연히) 영어로 수업을 했는데, 영어를 그다지 잘하지 못하는 내가 많은 부분을 다 알아들을 수 있었던 건 요가를 하면서 내 마음이 활짝 열렸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정말정말 그 시간이 소중하고도 아쉬웠다.

루앙프라방 여행을 하며 낯설고 신기한 것도 많이 보고,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도 많았지만, 유토피아 카페에서 아침요가를 하던 순간은 개인적인 느낌으로 최고의 시간이었다. 
싸바이디 라오스. 컵짜이 루앙프라방. 최고였어요 유토피아 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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